2025년 2월 6일,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며 큰 기대를 모았던 이 프로젝트는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을 목표로 했으나, 첫 탐사시추 결과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대왕고래 구조 시추 작업에서 가스 징후가 일부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도 "다만 규모가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6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추진 계획을 발표했던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향후 예산 확보 등의 절차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시작과 기대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지난해 6월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발표하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정부는 동해 8광구와 6-1광구 일대에서 7개의 유망구조를 발견했다고 밝혔으며, 이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구조를 '대왕고래'라고 명명했다.
정부의 분석에 따르면, 유망구조 7개에 최대 140억 배럴의 가스와 석유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는 약 2300조 원에 달하는 규모로, 석유는 최대 4년, 천연가스는 최대 29년을 사용할 수 있는 양이었다.
"되기만 하면 수천조가 나오는 것" - 윤석열 대통령 (2024년 6월 기자회견 중)
심지어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동해 석유·가스전의 매장 가치가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수준(약 2200조원)"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러한 발표는 국민들의 기대를 한껏 높였고, '산유국의 꿈'이라는 희망을 안겨주었다.
탐사 과정과 결과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첫 탐사시추는 2024년 12월 20일부터 시작되어 47일간 진행되었다. 한국석유공사는 자체 예산 1,000억 원을 마련해 이 작업을 수행했으며, 시추선 '웨스트카펠라 호'를 동원해 포항 동쪽 40km 지점에서 작업을 진행했다.
탐사 과정에서 약 1700여 개의 시료가 채취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정밀 분석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정부 관계자는 "시추 과정에서 일부 가스 징후를 확인했지만, 유의미하거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정부는 대왕고래 구조에 대한 추가 탐사시추의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하게 되었다. 다만, 채취된 시료와 데이터에 대한 정밀 분석은 계속될 예정이며, 최종 결과는 2025년 8월경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젝트 실패의 영향과 향후 계획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실패는 정부와 여당에 큰 타격을 주었다. 특히 국민의힘은 최근까지 대왕고래 예산 복구를 주장해왔기 때문에 더욱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반면 야권에서는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정부의 성급한 발표를 비판하고 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 윤석열 대통령의 불통과 무능, 협작은 막대한 국민 세금을 낭비한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 더불어민주당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위원들
그러나 정부는 이번 실패에도 불구하고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번 시추에서 얻은 시료를 분석해 아직 남아 있는 6개의 유망구조 시추를 위한 데이터로 삼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부는 3월부터 해외 투자 유치를 시작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추가 탐사를 위한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실패로 인해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은 국가 에너지 정책의 신중성과 투명성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자원 개발 사업의 특성상 장기적인 안목과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에너지와 자원사업은 국가 백년 대계이자 최소 10년 이상 걸린다. 왜 이것이 정치권에 휘둘려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다" -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실패는 한국의 에너지 안보와 자원 개발 전략에 대한 재고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신중하고 체계적인 접근을 통해 국가 에너지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실패는 한국의 에너지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교훈 삼아 향후 자원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더욱 철저한 검증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국민들의 기대를 과도하게 높이는 성급한 발표를 자제하고,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 결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