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아 핫세, '세기의 미녀'의 마지막 커튼콜
2024년 12월 27일, 영화계는 큰 손실을 겪었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으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배우 올리비아 핫세가 73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그녀의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택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합니다.
올리비아 핫세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발표된 성명에 따르면,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가족들은 그녀를 "따뜻함, 지혜, 그리고 순수한 친절이 그녀를 아는 모든 사람들의 삶을 감동시킨 놀라운 사람"이라고 기억했습니다.
"올리비아는 예술, 영성, 동물에 대한 친절에 대한 열정, 사랑, 헌신으로 가득한 삶을 살았습니다."
1951년 4월 17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올리비아 핫세는 어린 나이에 영국으로 이주하여 배우로서의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그녀의 인생은 15세에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의 '로미오와 줄리엣'에 캐스팅되면서 극적인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
세기의 줄리엣: 올리비아 핫세의 대표작
올리비아 핫세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작품은 단연 1968년 개봉한 '로미오와 줄리엣'입니다.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은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젊은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새로운 버전으로 만들고자 했고, 수십 명의 젊은 배우들을 오디션했습니다. 그 결과 15세의 올리비아 핫세와 16세의 레오나드 화이팅이 주인공으로 선택되었습니다.
영화는 대성공을 거두었고, 올리비아 핫세는 단숨에 '세기의 미녀'로 불리며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그녀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연기는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이 역할로 1969년 골든 글로브 신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미국의 유명 영화 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촬영장을 방문했을 때의 경험을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핫세가 발코니 장면에 쏟아부은 무모한 에너지, 테이크마다 열정적인 키스를 위해 거의 발코니에서 떨어질 듯 몸을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성공은 올리비아 핫세에게 양날의 검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후에 인터뷰에서 "정말 압도적이었어요. 촬영 중에도 점심시간과 휴식 시간마다 기자들이 인터뷰를 기다리고 있었죠. 다른 십대들처럼 청소년기를 보낼 수 없었어요."라고 털어놓았습니다.
다양한 작품 활동과 논란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에도 올리비아 핫세는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1974년에는 공포영화 '블랙 크리스마스'에 출연해 '스크림 퀸'으로서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었고, 1978년에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나일강의 죽음'에 출연했습니다.
1977년에는 다시 한 번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과 작업하여 미니시리즈 '예수 오브 나자렛'에서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은 그녀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올리비아 핫세의 커리어에는 논란도 있었습니다. 최근 그녀와 '로미오와 줄리엣'의 상대역이었던 레오나드 화이팅은 파라마운트 픽처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들은 제피렐리 감독이 누드 장면을 찍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압박을 가해 촬영하게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들은 5억 달러 이상의 손해배상을 요구했지만, 법원은 2023년 이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우리는 엄청난 상실을 슬퍼하면서도, 올리비아가 우리의 삶과 영화 산업에 남긴 지속적인 영향을 기념합니다."
올리비아 핫세의 유산과 영향
올리비아 핫세는 단순히 '로미오와 줄리엣'의 스타로만 기억되지 않습니다. 그녀는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의 연기력을 입증했고, 후기 경력에서는 비디오 게임 음성 연기 분야에서도 활약했습니다. 스타워즈, 배트맨, 슈퍼맨 프랜차이즈의 게임에서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2015년, 그녀는 '소셜 수어사이드'라는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에 출연하며 레오나드 화이팅과 다시 한 번 스크린에서 재회했습니다. 이 작품에서 그녀의 실제 딸인 인디아 아이슬리가 그녀의 딸 역할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2018년에는 자서전 '발코니의 소녀: 올리비아 핫세,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의 삶을 찾다'를 출간하여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팬들과 공유했습니다. 이 책에서 그녀는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의 삶, 그리고 화이팅과의 짧은 연애 등 흥미로운 뒷이야기들을 털어놓았습니다.
올리비아 핫세는 남편 데이비드 글렌 아이슬리와 35년간의 결혼 생활을 유지했으며, 자녀 알렉스, 맥스, 인디아와 손자 그레이슨을 남겼습니다. 그녀의 가족은 성명을 통해 "이 어려운 시기에 많은 관심과 기도에 감사드리며, 정말 특별한 영혼의 상실을 애도하오니 사생활 보호를 부탁드립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올리비아 핫세의 별세는 영화계에 큰 손실이지만, 그녀가 남긴 작품들과 영향력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기억될 것입니다. '세기의 미녀'로 불렸던 그녀의 아름다움은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을 것이며, 그녀의 연기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것입니다.
올리비아 핫세는 단순히 아름다운 외모만으로 기억되는 배우가 아닙니다. 그녀는 어린 나이에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자신의 연기력을 갈고닦았고,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며 성장했습니다. 그녀의 삶은 예술에 대한 열정, 가족에 대한 사랑, 그리고 동물 보호에 대한 헌신으로 가득 찼습니다.
올리비아 핫세의 별세는 한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듯합니다. 그녀와 함께 1960년대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영화의 한 장이 막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남긴 작품들과 영향력은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줄 것입니다. 영원한 줄리엣, 올리비아 핫세의 영혼이 평안히 쉬기를 바랍니다.